Jeonghun Lee
2020.05.03
Interview
데이비드 레반도프스키(David Lewandowski) 작가 인터뷰 part 1.

진행/글. 이정훈
이미지. 데이비드 레반도프스키 제공

:DDDD: 최근 비메오와 유튜브에서 <스토어로 가는 길(Going to the Store)>(2011), <회의에 늦었어(Late for Meeting)>(2013) 그리고 <스시를 위한 시간(Time for Sushi)>(2017) 세 편의 시리즈 영상 작업이 주목받았다. 본격적인 이야기를 나누기에 앞서 우선 당신의 작업에 관한 이야기를 먼저 나눠보고 싶다.
첫 번째 작업인 <스토어로 가는 길(Going to the Store)>(2011)은 채널 101의 단편 영화 시리즈 의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선보여졌다. ‘평범한 사람의 평범한 걸음’이라는 설명과는 다르게 그로테스크한 인물과 움직임이 독특하다. 어떤 내용의 작품인지 간략히 설명해달라.

:데이비드 레반도프스키: 시리즈 작품의 오리지널 영상은 그동안 온라인에서 한 번도 본 적 없던 것을 만들어보는 것이 목적이었다. 당시 어떤 그룹과 스케치 코미디(Sketch Comedy, 1-10분 정도의 장면을 엮어서 만드는 코미디의 한 장르) 작업 중이었는데, 그 과정에서 계속해서 더 이상하고 더 초현실적인 것들을 만들도록 나 자신을 고무시키고 있었다. 대화나 언어적 요소가 없는 영상을 만들고 싶었다. 이를 통해 키치한 문화적 레퍼런스를 넘어서 난센스를 기반으로 한 무언가를 만들고 싶었다. 텔레비전과 영화 업계에서 일할 때 컴퓨터 그래픽 에러들을 정말 많이 봤는데 나에게는 그게 아주 흥미롭고 재밌다고 느껴졌다. 그런데 (모두 이를 ‘실수’나 ‘에러’라고만 생각하지) 아무도 고의로 취할 수 있는 미적 선택 사항으로 받아들이지 않더라. 그래서 다양한 애니메이션 도구의 오작동을 실험하며 내가 만든 캐릭터에 적용해보기 시작했고, 컴퓨터 그래픽 기술의 오작동과 캐릭터의 정확한 행동 제어 사이에 생기는 균형 지점을 발견했다. 어떤 요소가 즐겁고 웃기는 대신에 기분 나쁘고 거북하게 하는지를 알아가는 것이 중독성 있었다. 첫 번째 작업을 돌이켜 생각해보면 무언가 정말 순수하게 멍청한 것을 다루면서 시각 효과와 기준의 수준을 증진하는 작업을 내보인다는 것은 그 당시만 해도 아직 새로운 일이었다. 나는 이 작업이 마치 하늘에서 떨어진 운석 속에 있던 SD카드에서 발견한 무언가와 같은 느낌을 주길 바랐다. 결과적으로 첫 작업은 나에게 있어서 작가이자 영상 연출가로서 커리어를 시작하는 데 도움을 주었고, 작품이 주목받으면서 3부작 형태로 작업을 이어가며 온라인 스토어까지 열 수 있게 해주었다.

:DDDD: 이후에 선보인 <회의에 늦었어(Late for Meeting)> (2013)가 첫번째 작업과 동일한 작업이라고. 어떤 측면에서 두 작업이 연결되나? 모든 작품 속 서사가 이어지는 것인지?

:데이비드 레반도프스키: 그렇다. 시리즈 작업 영상은 전부 연결되어 있다. 모든 사람이 쉽게 알아보는 건 아니지만 연결된 게 맞다.

:DDDD: <회의에 늦었어(Late for Meeting)>(2013)의 마지막 장면에서 풍선을 집어 든 인물이 <스시를 위한 시간(Time for Sushi)>(2017)로 이어진다. 갑작스럽게 무대가 로스앤젤레스에서 일본으로 옮겨진 건 나름의 개연성이 존재하는 건가?

:데이비드 레반도프스키: 이러한 전개와 이동은 예기치 못한 흥미로운 방법으로 관객을 놀래키고 흥분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방식으로 개념과 실행을 밀어붙이기 위한 한 방법이기도 했다. 한편 비밀리에 외국에서 영상 작업을 하기 위해 나의 생활을 버리고 일본으로 건너간 것은 그로 인해 발생할 모든 어려움과 예기치 못한 문제들에도 불구하고 완전히 자연스럽고 거의 당연히 해야 하는 일처럼 보였다. 스스로 안전지대를 넘어 나 자신에게 도전하고 관객이 이를 따라올 것인지 지켜보기 위해 그 과정에 완전히 몰두했었다.

:DDDD: <스시를 위한 시간(Time for Sushi)>(2017) 작업의 마지막에는 인물들이 바다 속으로 빠져들어 그 속을 유유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보인다. 앞서 연속적인 도시의 풍경과 그 속에서 괴이한 움직임을 펼치던 인물이 갑자기 움직임이 없어지는 것에서 평온함 혹은 안정감이 느껴진다.

:데이비드 레반도프스키: 사실 그러한 변화에 관객이 어떻게 반응할지 항상 궁금하고, 듣고 싶었다. ‘너무 아름다워’ 혹은 ‘울고 싶은데 이유를 설명할 수 없어’ 같은 반응은 많이 들었지만, 어쩐지 코미디로는 보이지 않는 것 같더라. 사실 ‘이렇게 멍청한 것들로 무언가 마술적이고 감정적인 것을 유발하려고 하다니 믿을 수가 없군. 수영도 제대로 못 하고, 전혀 장엄하지 않아. 완전 바보 같네’ 같은 반응을 기대한 농담이었다. 안타깝게도 어쩌다가 아름다운 것을 만들어 버렸다. (웃음) 내가 진정한 아름다움을 만드는 것에 완전히 실패하는 것이 웃음 포인트가 되어야 했는데 말이다.

:DDDD: 시리즈의 개별 작품 제목들이 전부 독특하다. 작품 내용에 어떤 기능을 담당하기도 하는지?

:데이비드 레반도프스키: 원래 제목은 엉뚱한 농담으로 붙인 것이다. 내용과 전혀 무관해 보이고 완전히 무해한 그런 버려도 되는 의미 없는 말이다. 다른 작가들에게 클릭 유도를 위해 낚시성 제목을 만들 필요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사람들이 영상을 보게끔 속임수를 쓰는 방법을 궁리하는 대신에 퀄리티에 집중하고 진짜 괜찮은 것을 창조하기 위해 에너지를 더 쏟아야 한다. 검색이 잘 되는 제목보다 그 자체로 훌륭한 것들은 더 값진 마법적인 속성을 지닌다. 그리고 두 번째 영상 작업 <회의에 늦었어>(Late for Meeting, 2013)의 제목은 원래 ‘공짜 아이패드 드려요. 여기를 클릭. 일억 번째 구독자 지금 무료(CLICK HERE FREE iPAD, 100,000K SUBSCRIBERS FREE NOW)’라고 지으려고 했다. 하지만 업로드 직전에 바꿨다. 결국에 제목은 다음 편의 레퍼런스가 되면서 영상을 좀 더 주의 깊게 보는 사람들이 알아챌 수 있는 농담이 되었다.

:DDDD: 한편 영상 작업 제목과 같은 이름으로 온라인 스토어를 운영한다. 작품과 관련한 굿즈부터 저작권까지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는데, 이를 개인적으로 운영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데이비드 레반도프스키: 유튜브의 전자 상거래 생태계를 풍자할 때라고 생각했다. ‘유튜버 팬덤을 조성한 다음, 로고를 붙인 쓰레기를 팔아 그들로부터 돈을 쥐어 짜내는’ 그런 시스템 말이다. 유튜브의 상업적이 측면이 너무 고루하지만 내 영상이 될 수 있는 프레임을 넘어야 할 필요가 있고, 이를 어떻게든 수용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때 나오미 클라인(Namoi Klein)이 브랜드의 영향력은 그 브랜드의 효과나 제품을 넘어서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에 따라 측정된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유튜브 영상이 책이 될 수 있을까? 타월이 될 수 있을까? 9만 달러 체스 세트가 될 수 없는 이유는 뭐람? 이런 의문이 들었고, 팬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보고 싶었다. 게다가 프로덕션이 일본에 있었기 때문에 마케팅 전략의 방향을 일본의 인터넷 오타쿠 문화와 미술 시장 쪽으로 잡기 시작했다. <스시를 위한 시간>(Time for Sushi, 2017) 후반 작업 기간 동안 북미 시장은 거의 포기했지만, 대신에 더 흥미로운 것을 시도해보고 싶었다. 그리고 온라인 스토어의 모든 상품이 매진된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DDDD: 스토어에서 지식재산권 구매 계약(Intellectual Property Purchase Agreement)이라는 상품을 봤다. 인상적이면서도 동시에 호기심을 강하게 불러일으킨다. 이 상품을 고객이 구매할 경우 거래 과정은 어떻게 진행되는지도 궁금하다.

:데이비드 레반도프스키: 고객의 프로젝트의 니즈와 나의 지적 재산이 프로젝트, 브랜드 혹은 캠페인에 어느 정도 가치가 될 것인지에 따라서 협상하는 과정을 거친다.

:DDDD: 변호사를 통해서 계약 서류가 진행되는지? 만약 법의 테두리 안에서 진행되는 거라면 각 나라마다 관련 법의 해석이 다르지 않나?

:데이비드 레반도프스키: 그렇다. 서류 작업은 엔터테인먼트 변호사를 통해 진행한다. 개인의 니즈에 따라서 나라별로 다르게 조율될 수 있다.

:DDDD: 지식 재산권 구매 계약서에는 주로 어떤 내용이 담기는지 궁금하다.

:데이비드 레반도프스키: 아마 구매해 보면 알 것이다. (웃음)

:DDDD: 지식재산권 구매의 비용은 고정되어 있는 것인가? 아니면 당사자들 사이의 협의 과정을 거쳐서 결정하는지?

:데이비드 레반도프스키: 구매 비용은 클라이언트에 따라 항상 다르다. 사용 목적, 독점적으로 사용할 것인 지 여부나 사용 기간에 따라서도 다르다. 즉, 원하는 조건에 대한 간단한 설명, 비용, 그리고 조건에 대한 협상이 기준이 된다. 내 작품과 그 안의 캐릭터가 모든 브랜드에 맞아 떨어지는 건 아니니까.

:DDDD: 지식재산권 구매를 하는 것이 작품을 구매하는 것과 동일한 것인가?

:데이비드 레반도프스키: 작품 자체를 구매하는 것과는 다르다. 지식재산권은 캐릭터 그 자체나 이야기 그리고 그들의 움직임과 애니메이션 등 내가 영상 속 세계 안에 만들어 놓은 것들과 더 밀접한 관계가 있다. 내 기존 작품의 라이센스를 얻으려고 하는 사람들도 항상 있다. 인스타그램과 텔레비전에 사용하기 위해서도 그렇고, 한 번은 잘 알려진 영화 제작사의 영화의 일부로 사용하기 위해 라이센스 계약 문의를 받은 적도 있다.

:DDDD: 고객이 작품의 지식재산권 상품을 구매할 경우 이는 어떻게 어떤 형태로 전달되는지도 궁금하다.

:데이비드 레반도프스키: 클라이언트 개개인의 요구에 따라 다르다. 대부분의 경우 하드디스크 드라이브, DVD 혹은 장황한 문서로 전해진다. 하지만 대부분의 클라이언트는 자신들의 브랜드나 광고에 맞춰진 캐릭터를 원한다. 언제 한 번은 자신이 쓰고 있는 스크립트에 무서운 괴물로 쓰고 싶다며 어떤 파일도 필요 없고 그저 캐릭터의 모양과 움직임에 관한 권리만을 원한다는 이메일로 받은 적이 있었다. 재밌는 이메일이었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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