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DD
2020.05.15
Interview
레프트 갤러리의 오너, 하름 판 덴 도르펠과의 인터뷰

진행/글. 박은지, 신하라, 최윤정
편집. 박은지

지난 2월 22일, DDDD는 베를린을 기반으로 활동 중인 작가 하름 판 덴 도르펠(Harm van den Dorpel)을 그의 스튜디오에서 만났다. 작가는 조각과 설치, 컴퓨터 그래픽,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작업을 선보이고 있으며, 2016년부터 온라인 갤러리 ‘레프트 갤러리’(left gallery)를 운영 중이다. 레프트 갤러리는 다운로드 가능한 형태(.exe, .epub, .mov, .saver, .html 등)의 작품들을 판매하며 블록체인 기술로 판매의 투명성을 높였다. DDDD는 그와 함께 디지털 아트의 유통이라는 주제로 레프트 갤러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Harm van den Dorpel at his studio, Photo: DDDD

:DDDD: 인터뷰를 위해 흔쾌히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름 판 덴 도르펠: 만나서 반가워요. 제 작업실에 찾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DDDD: 우선 2015년도에 있었던 일부터 이야기해볼께요. 그때 작가님의 작품 Event Listeners (2015)가 미술관에서 비트코인으로 작품을 구입한 첫 사례라고 들었어요. 그리고 이듬해 레프트 갤러리가 오픈했죠. 비슷한 시기에 블록체인을 활용한 작품과 갤러리를 만들었던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판 덴 도르펠: 당시에 화면보호기로 만든 Event Listeners 를 빈에 있는 응용미술관(MAK Vienna)에 보여 준 적이 있어요. 그때 미술관 관계자들과 디지털 아트의 판매에 대해 꽤 긴 이야기를 했었는데, 예를 들어서 우리가 딱 한점 뿐인 회화 작품을 갖고 있고, 그것을 누군가에게 판매한다고 생각해봅시다. 작품을 판 이후에 우리는 당연히 그 작품을 갖고 있지 않겠죠. 왜냐하면 작품을 구입한 고객이 그 작품을 가져갔으니까요. 그런데 우리가 디지털 작품을 만들고 다시 그 작품을 판매한다면, 판매한 이후에도 여전히 그 파일을 가지고 있겠죠. 다시 말하면 작가는 그가 원한다면 자신의 디지털 작품을 계속해서 되팔수 있어요. 그런 의미에서 작품으로서 파일은 그 가치를 매기기가 쉽지 않아요. 특히나 별도의 에디션이 없는 경우는 더더욱 그렇죠. 디지털 아트는 확실히 회화나 조각과 비교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거래됩니다.

다시 블록체인에 대해 이야기하면, 일단 저는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스마트계약(smart contract)을 만들고 거기에 작품 정보와 제작 연도, 에디션 번호를 기록해요. 그리고 누군가 작품에 속한 토큰을 구입하면 저는 그 사람에게 작품 파일을 보내고 해당 토큰도 그의 암호화폐 지갑에 전송하는겁니다. 이 의미는 설사 제가 작품 파일을 갖고 있다고 해도 작품의 소유권은 그가 가지고 있다는 것이죠.

토큰은 또한 교환될 수도 있고, 그 가치도 시시각각 변합니다. 예를 들어서, 2015년 당시 미술관은 20개의 에디션을 구입했고, 그것을 비트코인으로 지불했어요. 그때 구입한 금액은 아마 100번째 에디션의 가격과 다를겁니다. 왜냐하면 가격이 계속 오르기 때문이죠. 제가 이 화면보호기 작품을 미술관에 팔 때만해도, 많은 사람들이 블록체인이 실제로 작동한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때 블록체인이 디지털 작품을 온라인에서 팔 때 활용될 수 있다고 생각했었어요.

Event Listeners(2015), screenshot of the site: left.gallery

:DDDD: 그럼 그때의 경험이 갤러리를 운영하게 된 계기가 되었던거네요.

:판 덴 도르펠: 그렇죠. 사업 모델로서 블록체인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었죠.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블록체인을 통해 보증서와 함께 디지털 작품을 구입하고 소유할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제가 블록체인을 활용할 수 있는 어느정도의 기반이 있었기 때문에 다른 작가들을 위해 갤러리를 운영해 봐야겠다 생각했던거죠.

블록체인은 상당히 투명합니다. 예를 들어서 제가 레프트 갤러리에서 작품을 판매하면 그 작품을 갤러리에 위탁한 작가들도 누가 얼마에 자신의 작품을 구입했는지 확인할 수 있어요. 이건 블록체인을 활용했기 때문입니다. 제가 갤러리에서 판매하는 라이언 쿠오(Ryan Kuo)의 작업 File(2006)의 구매자 리스트도 보여드릴께요.

:DDDD: 저 리스트에 제 이름도 보이네요. 저도 그의 작품을 구입했거든요.

:판 덴 도르펠: 그렇군요! 아무튼 이 투명성이야말로 제가 좋아하는 블록체인의 특징이고, 미술계에서 찾아보기 드문 것이죠. 대부분의 갤러리들은 작품 판매가나 구매자들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려고 하지 않거든요. 아무튼 처음에는 많은 사람들이 블록체인에 흥미를 보였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날 수록 그 관심이 줄어들더라고요. 대부분의 새로운 기술들이 초반에 굉장한 호응을 얻다가 그 반응이 점점 시드는 것처럼 말이죠. 언젠가 다시 주목받기를 바랄 뿐이에요.

:DDDD: 레프트 갤러리에서 구입한 작품들은 다시 재판매가 가능하다고 들었어요. 어떻게 디지털 아트를 다시 되팔수 있죠? 가격은 어떻게 다시 정해지나요?

:판 덴 도르펠: 그건 별도의 시장이 형성되어 있어요. 갤러리에서 토큰을 구입한 사람들은 그 곳에서 다시 누군가에게 토큰을 되팔수 있습니다. 이건 순전히 그가 결정할 수 있는 일이고 갤러리 그것을 통제할 권리가 없어요. 토큰을 교환하는 과정에서 갤러리의 역할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이것은 큰 장점이에요. 예를 들어서 서로 다른 두 갤러리에서 한 작품에 대한 보증서를 동시에 발행했다고 생각해봅시다. 그러면 누가, 어떤 에디션을 갖고 있는지 혼란스럽겠죠. 이런 문제들은 블록체인을 통해 해결 될 수 있어요.

:DDDD: 갤러리 운영에 블록체인을 적용하는데 어려움은 없나요?

:판 덴 도르펠: 블록체인 기술은 아직 미성숙한 단계에요. 저한테는 스마트계약을 만들고 사람들의 암호화폐 지갑에 연결시키는 일이 참 복잡합니다. 어떤 때는 블록체인에 연결시킨 새로운 스마트 계약이 작동하지 않을 때도 있죠. 그리고 이 기술은 상당히 느리고 또 비용이 비싼 편입니다. 블록체인의 연산 능력은 구형 노키아(Nokia) 핸드폰 같은데, 예를 들어서 비자 신용카드의 네트워크가 1초에 5천 건의 거래를 처리한다면 블록체인은 1초에 7건 정도 처리가 가능해요. 사업모델로서 블록체인은 비용이 꽤 드는데 반해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지 않는 기술인 셈이죠. 슬프지만 현실이 그렇습니다.

또한 사람들이 실수로 자신의 블록체인 키를 다른 사람에게 공유한다거나 잃어버리는 일도 종종 발생합니다. 그럴 경우, 자신의 돈이나 토큰에 다시 접근할 수 없게 되는거죠.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토큰을 전달할 때, 한 글자라도 잘못 입력하게 되면 그것을 다 잃어버릴 수도 있어요. 블록체인은 은행처럼 그것을 통제하는 기구가 없기 때문에 그런 사고가 발생하면 회복할 길이 없죠. 심지어 그런일은 컴퓨터 공학을 전공한 저한테도 일어납니다.

그러니까 관념적으로 저는 블록체인을 좋아합니다만, 실용적인 면에서 분명 다루기 어려운 기술입니다. 그래서 레프트 갤러리는 암호화폐 외에도 페이팔이나 신용카드로 작품을 구입할 수 있게끔 마련했습니다.

:DDDD: 그러니까 블록체인이 가진 투명성이 사용자의 프라이버시나 보안성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네요.

:판 덴 도르펠: 그렇죠. 그런데 아마도 현재 개발중인 기술적인 해결책들이 있을거에요. 저는 블록체인 커뮤니티를 좋아해요. 그리고 제가 아는 몇몇 사람들은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애쓰고 있을 겁니다.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 봅시다. 저는 넷아트 세대의 영향을 받았는데요. 넷아트에서 중요한 것은 디지털 작품이 인터넷에서 무료로 보여지는 것이에요. 모두가 그것을 즐길 수 있도록 말이죠. 그런데 지금 인터넷은 우리가 무료로 사용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 대가로 사생활을 지불하고 있잖아요.

:DDDD: 이야기가 나온김에 오픈 소스(open source)로써 작업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일각에선 디지털 아트가 넷아트처럼 인터넷에서 모두가 즐길 수 있도록 공유되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 온라인에서도 작품의 원본성이 철저히 보호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해요.

:판 덴 도르펠: 제 작업들은 오픈 소스에요. 온라인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작업이 만들어졌는지 볼 수 있지만, 공개된 소스들은 여러가지 라이센스들이 걸려있죠. 그래서 저는 제 작업을 볼 수 있고 편집할 수 있지만 재판매는 불가능한 라이센스를 사용했습니다. 사실 오픈 소스는 폐쇄적입니다. 그것은 볼 수 있지만 손 댈 수는 없죠.

:DDDD: 그럼 그런 경우에도 오픈 소스라고 부를 수 있는건가요?

:판 덴 도르펠: 경우에 따라 다르겠죠. 좋은 질문이에요. 많은 사람들이 무료로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그것은 불법이기도 하고 적절하지 못한 부분도 있죠. 제 오픈 소스 작업들 중 일부는 무료가 아닌 기술을 포함합니다. 어도비(Adobe)의 플래시 플레이어(Flash Player)를 활용한 것도 있구요. 다시 말하면 누구든 해당 저작물의 소스 코드를 볼 수 있도록 온라인에 게시할 수 있고, 그럴 경우 이를 오픈 소스라고 부를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이 저작물이 무료 소프트웨어라고 볼 수는 없어요. 저작물의 모든 층위에는 법적 라이센스가 존재하죠.

조금 전에 이야기 한 것처럼 넷아트는 누가 볼 수 있는가와 같은 접근성의 문제입니다. 넷아트의 아이디어는 모든 사람이 작품을 볼 수 있지만, 소스 코드는 비밀이 되도록 컴퓨터 브라우저에서 미술을 실행할 수 있다는 거죠. 리처드 스톨먼(Richard Stallman)은 무료 소프트웨어 운동에 참여했던 사람인데요. 그는 오픈 소스라는 단어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ibm과 같은 대기업들은 흔히 그들의 소프트웨어가 오픈 소스라고 말하지만 실제로 사용하는 어느 단계에 이르러서 사용자는 돈을 지불해야하기 때문이죠.

autobreeder-lite(2016), screenshot of the site: https://left.gallery/

:DDDD: 혹시 갤러리 고객 중에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는 사람은 없었나요?

:판 덴 도르펠: 모두요! 제가 말씀드렸다시피 블록체인씬은 여전히 개발 중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은 일반고객의 브라우저에 직접 적용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니죠. 이 씬은 오히려 은행이나 대기업과 더 비슷합니다. 이것은 큰 시스템과 같아서 일반 사람들이 명확하게 이해하기에는 너무 복잡합니다. 블록체인에 대해서 부정적인 소식을 전하고 싶지 않지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 기술을 사용하고 싶어하고, 가상화폐로 작품을 구입하고 싶어하는지 살펴보면 실제로 그 수요가 감소하고 있음을 알 수 있어요.

그리고 레프트 갤러리는 일반적으로 작가들이 만든 앱을 앱스토어나 구글플레이에서 판매하는데요. 알다시피 현재 모바일 기기에 어떤 앱이든 설치하려면 이 두플랫폼을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앱을 구입하는 금액의 20%정도가 이 플랫폼에 지불된다는 것을 알지 못하죠. 또 Apple사는 자신들의 브랜드 가치를 지키기 위해 앱의 실용성에 대해 매우 엄격한 규칙을 갖고 있습니다. 만약 작품으로서 만들어진 앱이 쓰임새가 별로 없다면 앱 스토어에서 판매를 허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러한 처사는 100% 독점이고 검열이라고 생각합니다. 레프트 갤러리가 새롭고 대안적인 유통 플랫폼을 찾아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죠.

:DDDD: 그럼 작가들의 경우는 어떤가요? 갤러리에서 활용 중인 블록체인 기술에 대해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또 작가의 동의 없이 작품을 재사용하려는 고객에 대해서 걱정하지 않는지도 궁금하구요. 왜냐하면 창작자의 권리나 법적 조치가 명시된 계약서가 별도로 존재하지 않잖아요.

:판 덴 도르펠: 작가마다 달라요. 어떤 작가들은 잘 이해하고 있고, 또 어떤 작가들은 그렇지 않기도 해요. 그런데 대부분의 예술가들은 일단 기업의 세계에 관여하고 싶어하지 않죠. 클리셰처럼 들릴지 모르겠지만 사실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대안적인 가능성을 찾고 싶어하지만 그것이 또 매우 어려운 현실이구요.

소유권에 대해서는 제 생각에 누군가 무언가를 구입해서 소유한다면, 그는 그것을 가지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소유권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토론의 패널로 참여한 적이 있어요. 그 자리에 참석한 변호사 말로는 누군가 정말로 무언가를 소유하고 있다면, 그것을 파괴할 권리도 가지고 있다고 하더군요. 저작권은 보통 누군가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에만 의미가 있기도 하잖아요. 그래서 저는 그보다 작품이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더 신경을 쓰고 있어요.

:DDDD: 그럼 레프트 갤러리에서 온라인 판매 말고 다른 전시나 이벤트를 기획한 적이 있나요?

:판 덴 도르펠: 네. 레프트 갤러리는 다른 기획자와 함께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전시를 기획한 적이 있어요. 기획자 섹션에는 대부분 갤러리 커미션으로 제작된 신작들을 선보였고, 전시장을 애플 매장처럼 보이도록 디자인했었죠. 또 전시 테이블도 비슷하게 만들고, 방문객이 작품에 대해 문의 할 수 있도록 전시장에 스텝들이 있었는데, 그들이 모두 노란색 티셔츠를 맞춰 입기도 했구요. 사람들이 애플 매장처럼 꾸며진 전시장을 늘 조심해야하는 미술관보다 더 편하게 느꼈던 것 같아요. 재밌는 상황이었죠. 그리고 또 흥미로웠던 부분은 전시장 방문객이 작업을 구매하지 않으면 한 시간마다 점수가 차감되도록 설정한 것인데, 이 점수가 0에 도달하면 모든 작업이 작동하지 않도록 한 것이에요.

:DDDD: 실제로 그런 상황이 자주 일어났나요?

:판 덴 도르펠: 아니요. 실제 판매가 많이 이뤄졌고,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어요.

:DDDD: 갤러리에서 판매하는 디지털 작품을 복원한다거나 리컴파일(recompille)했던 경우들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판 덴 도르펠: 그렇죠. 거의 항상 그래요. 저한테 정말 어려운 문제인데 제가 애플 맥을쓰기 때문이기도 하죠. 정말 악몽 같아요. 애플이 새로운 운영체제를 업데이트 할 때마다 저는 작품들이 여전히 잘 작동하는지 확인하고, 다시 프로그램을 재구성하거나 리컴파일 해야하는 경우도 생기는데, 이때 애플에 돈을 지불하기도 합니다.

일단 작품의 작동여부를 확인하는 일의 일차적인 책임은 작가들에게 있어요. 그들이 소스코드를 갖고 있기 때문이죠. 그리고 이런일이 미술관에서도 종종 발생하기 때문에 그들이 제 소프트웨어 작업을 구입할 때, 제 컴퓨터를 함께 구입하기도 해요. 그 전에 저는 컴퓨터에서 인터넷 연결과 관련된 부분에 미세하게 스크래치를 내서 컴퓨터가 자동업데이트 되지 않도록 만들어 두죠. 혹시나 컴퓨터가 자동으로 업데이트 될 경우, 작품이 작동되지 않는 경우도 많으니까요.

실제로 제가 작년에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있었던 《불온한 데이터》전에 참여했을 때 비슷한 일이 있었어요. 전시 참여작품인 <레프트 갤러리 설명자(left gallery Explainer)>(2018)는 일종의 강의 형식으로 프로그래밍한 영상이었는데, 제가 블루투스 연결을 끊는 것을 깜빡한 바람에 해킹을 당했습니다. 누군가는 이 일이 재미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나봐요.

:DDDD: 레프트 갤러리의 향후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판 덴 도르펠: 지난 2년간은 레프트 갤러리 운영으로 매우 바빴습니다. 대부분은 전시를 기획하는 일이었는데, 그때는 전시가 중요하다고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전시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이고, 제 작품에 집중할 여유도 없었죠. 그래서 실제 전시를 기획하기보다 디지털 작품에 집중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저는 디지털 갤러리에서 작품을 보여줄 수 있는 작가들을 초대하고 싶어요. 이것 또한 큐레이팅이죠. 그리고 갤러리가 초청한 작가들이 밴드캠프(Bandcamp)에서처럼 자신이 팔고 싶은 작품을 자유롭게 팔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그러니까 레프트 갤러리의 미래는 조금 더 자동화되고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것일 수 있겠네요.

:DDDD: 혹시 DDDD처럼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여 디지털 아트 콜렉션을 운영하려는 사람들을 위해 조언을 해주실 수 있을까요?

:판 덴 도르펠: 블록체인의 장점은 모두가 완전한 계약서를 갖고 전체적인 네트워크에 중심점이 없다는 것입니다. 반면 이 점은 자유를 원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단점일 수도 있어요. 작가들에게 구매 토큰에 대해서 설명하고, 그것을 사용하는데 주의해야한다고 이야기 하면 가끔 “저는 그것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지만, 저 대신 보관해주실 수 있으세요?”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들은 개인 정보를 관리하는 중앙기관을 좋아하기도 하고, 그것을 위해 기꺼이 돈을 지불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블록체인 외에도 ‘ipfs’ 나 ‘닷 프로토콜’처럼 투명성을 가지고 출처(provenance)를 확인할 수 있는 사이트나 커뮤니티 등이 있습니다. 그들은 블록체인은 아니지만 매우 강력하고 명확한 기술을 사용하고 있고, 저는 그들의 행보가 꽤 낙관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작품의 출처를 확인하거나 유통을 위해서 우리는 그 방향으로 더 나아가야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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